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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 줄이고 개인시간도 갖고”…코로나19 직장인 점심문화 바꿨다

2020.04.27

“접촉 줄이고 개인시간도 갖고”…코로나19 직장인 점심문화 바꿨다

바로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강남지역 점심배달 주문량 33% 증가
신세계푸드, 배달 전문매장 ‘셰프투고’ 3월 주문량도 47% 늘어
외출 자제, 간편한 식사 확산에 직장인 및 기업체 점심 배달 수요↑


<사진설명 :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셰프투고 매장에서 배달기사가 인근 사무실로 배달할 점심을 픽업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뷰티업체에서 근무하는 서진경씨(42)는 점심시간이 되자 회사 앞에 도착한 배달기사를 만나 팀원들과 미리 주문한 ‘셰프투고’의 햄버거, 샌드위치, 덮밥 등을 전달 받았다. 서씨는 “구내식당이 없다 보니 회사 밖 식당을 오가며 모르는 외부사람을 접촉하는 것도 부담되고, 직원들도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배달을 주문하는 횟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 날 김씨를 비롯한 직원들은 20여분 만에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음악을 듣거나 온라인 쇼핑을 하며 남은 점심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가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감염 위험을 줄이고, 동시에 점심시간 동안 소소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즐길 수 있어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근거리 물류 IT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바로고’에 따르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던 3월 23일~4월 19일 4주간 서울 강남지역 내 배달 수행 건수(17만393건)는 이전 4주이었던 1월 23일~2월 19일의 배달 수행 건수(12만8432건)에 비해 약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고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르는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해야 하는 식당을 찾기보다 배달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의 주문이 늘었다”며 “특히 오피스가 밀집한 강남지역의 경우 증가세가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운영하는 배달 전문 매장 ‘셰프투고’의 3월 배달 건수는 코로나19가 확산 전인 1월 대비 47% 증가했다. 셰프투고는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 가성비 버거로 인기몰이 중인 ‘노브랜드 버거’ 등 각 브랜드의 인기 메뉴를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 또는 테이크 아웃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다. 특히 셰프투고의 특히 일일 전체 주문 건수의 53% 수준이었던 점심식사(오전 11시~오후 2시) 배달 비중은 4월 들어 69%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무실에서 먹기 위해 점심시간 매장에서 직접 테이크 아웃을 해가는 고객도 27%나 늘었다.
구내식당을 별도로 갖추지 않은 스타트업이나 공유 오피스 등이 늘어난 것도 점심식사 배달 증가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독자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회사들의 경우 기존에는 직원들에게 식사비를 지급하고 외부 식당을 자율적으로 이용하도록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총무나 인사부서에서 직원이 희망하는 메뉴를 일괄적으로 주문 받아 회의실, 탕비실 등에 차려놓고 픽업해 가도록 하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직장인 개개인은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안전하고 간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며 “최근에는 ‘찾아가는 구내식당’ 콘셉트로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1~2회씩 햄버거, 덮밥, 샌드위치 등 30~40인분을 주문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점심 배달 문화가 확산되다 보니 각 업체마다 이들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배달앱 중심으로 운영 중인 셰프투고를 케이터링 중계 플랫폼 ‘달리셔스’와 협업을 통해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스시조, 홍연 도시락을 20개 이상 주문하는 경우 호텔 차량으로 직접 배달하는 무료 서비스를 진행한다. 메이필드 호텔은 마곡 등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메이필드 호텔의 카페, 한식당의 메뉴를 배달하는 서비스 ‘딜리버리 더 시그니처’를 시작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도 호텔도 인근 지역에 2개 이상 주문 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바일 식대관리 솔루션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는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 ‘로보티즈’가 자체 개발한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로봇 점심 배달 서비스에 나섰다.
편의점도 가세했다. 편의점 CU는 이달부터 도시락, 샌드위치 등의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까지 배달앱 ‘요기요’를 통해 전국 5000여 곳 점포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배달을 하다 점포 50여 곳을 대상으로 운영 시간을 늘렸다. GS25는 지난해 ‘요기요’, 배달 대행 스타트업 ‘부릉’과 협업해 10개 점포에 도입했던 배달 서비스를 지난달 전국 1200개 점포로 확대했다. 이마트24는 전국 35개 직영점에서 ‘요기요’ 앱을 통해 주문하면 배달업체 ‘바로고’ 라이더가 달려가 도시락, 주먹밥, 샌드위치, 디저트, 우유, 라면, 생활용품 등 70종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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